이가 시려서 치과에 가면 차가운 솜을 대 보거나, 기구로 이를 톡톡 두드리거나, 엑스레이를 찍습니다. 환자분 입장에서는 "이 검사들을 왜 다 하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이 검사들은 각자 확인하는 것이 다릅니다. 그래서 하나의 결과만으로는 신경치료가 필요한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여러 결과를 서로 맞춰 보아야 진단이 정확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각 검사가 무엇을 보는지, 결과는 어떻게 읽는지 설명합니다.

치수 진단은 왜 여러 검사를 함께 하나요?
치과의사는 진단할 때 두 가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첫째는 치수(신경) 상태입니다. 치아 속 신경이 정상인지, 염증이 생겼지만 회복될 수 있는지(가역성 치수염), 회복이 어려운지(비가역성 치수염), 이미 죽었는지(치수 괴사)를 봅니다.
둘째는 치근단(뿌리 끝) 조직 상태입니다. 치수의 염증이나 감염이 뿌리 끝을 넘어 주변 인대와 뼈까지 퍼졌는지를 봅니다.
검사 | 주로 확인하는 것 | 판단하는 축 |
|---|---|---|
냉검사 | 신경의 반응 여부와 반응 양상 | 치수 |
전기검사 | 신경이 반응하는지 여부 | 치수 |
타진·촉진 | 뿌리 끝 주변 조직의 염증 | 치근단 |
방사선 검사 | 뿌리 끝 뼈의 변화, 충치 깊이, 기존 치료 상태 | 치근단(일부 치수) |
이 체계는 미국근관치료학회(AAE)의 진단 분류를 따릅니다. 진단명이 "비가역성 치수염 + 증상성 치근단 치주염"처럼 두 부분으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냉검사: 차가운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무엇을 알 수 있나요?
냉검사는 영하의 냉각 스프레이를 묻힌 솜을 치아 표면에 몇 초간 대고 반응을 보는 검사입니다. 치수 검사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며, 여러 치수 검사의 정확도를 비교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정확도가 높은 편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냉검사에서는 "시린지 안 시린지"만 보지 않고, 얼마나 세게, 얼마나 오래 시린지를 봅니다. 그래서 검사할 때 "시린 느낌이 언제 사라지는지 알려 주세요"라고 여쭤봅니다.
반응 양상별 의미
반응 양상 | 가능성이 높은 상태 | 설명 |
|---|---|---|
짧게 시리고 솜을 떼면 곧 사라짐 | 정상 치수 | 건강한 신경의 정상 반응 |
평소보다 강하게 시리지만 솜을 떼면 곧 사라짐 | 가역성 치수염 | 원인(충치, 깨진 충전물 등)을 치료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음 |
솜을 뗀 뒤에도 통증이 한동안 남음 | 비가역성 치수염 | 신경 회복이 어려워 근관치료를 고려함 |
전혀 반응하지 않음 | 치수 괴사 가능성 | 다른 검사로 반드시 확인함(아래 '애매한 경우' 참조) |
반대쪽이나 옆의 건강한 치아에도 같은 검사를 해서 비교합니다. 사람마다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 환자의 정상 반응을 기준으로 삼아야 해석이 정확해집니다.

전기검사(EPT): 신경이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
전기검사는 치아 표면에 약한 전류를 흘려 신경이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전류를 조금씩 올리다가 찌릿하거나 따끔한 느낌이 들면 신호를 주시면 됩니다.
전기검사로 알 수 있는 것은 반응하는가, 반응하지 않는가입니다. 숫자가 낮다고 염증이 심하다거나, 숫자가 높다고 신경이 약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기검사는 염증의 정도를 알려 주지 않으므로 냉검사 결과와 함께 해석합니다.
전기검사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경우
상황 | 생길 수 있는 오류 | 이유 |
|---|---|---|
신경 일부만 괴사한 다근치(어금니) | 위양성(죽었는데 반응함) | 살아 있는 뿌리 쪽 신경이 반응함 |
신경이 썩으며 액체가 찬 경우 | 위양성 | 전류가 액체를 통해 주변 조직으로 전달됨 |
뿌리가 덜 자란 어린 치아 | 위음성(살아 있는데 반응 없음) | 전기에 반응하는 신경 섬유가 아직 덜 발달함 |
외상 직후 치아 | 위음성 | 일시적으로 감각이 떨어질 수 있음 |
금속 크라운·큰 충전물 | 검사 자체가 어려움 | 전류가 치아 속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음 |
냉검사와 전기검사는 엄밀히 말하면 신경의 '감각 반응'을 보는 검사입니다. 혈액이 실제로 흐르는지(생활력)를 직접 재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반응이 없다는 결과 하나만으로 "신경이 죽었다"고 확정하지 않습니다.
타진·촉진: 두드렸을 때 아픈 것은 무엇을 뜻하나요?
타진은 기구 손잡이로 치아를 위아래 또는 옆에서 가볍게 두드리는 검사입니다. 촉진은 잇몸과 뿌리 끝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는 검사입니다.
치아 신경 자체는 두드리는 자극을 느끼지 못합니다. 두드렸을 때 아픈 것은 치아를 잡고 있는 치주인대와 뿌리 끝 조직에 염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신경의 염증이 뿌리 끝까지 퍼졌거나, 이를 세게 무는 습관이나 높은 충전물 때문에 인대가 자극받은 경우에 나타납니다.
결과 | 의미 |
|---|---|
타진 통증 없음 | 뿌리 끝 조직은 비교적 정상 |
타진 통증 있음 | 증상성 치근단 치주염 가능성(교합 문제·치주 질환도 함께 감별) |
촉진 시 잇몸이 붓고 아픔 | 뿌리 끝 고름집(농양) 가능성 |
잇몸에 고름이 나오는 작은 구멍(누공) | 오래된 만성 농양 가능성 |
씹을 때만 아프다면 깨진 치아(치아 균열)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한 교두씩 깨무는 검사를 추가로 해서 감별합니다.
방사선 검사: 엑스레이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방사선 사진에서는 충치가 신경에 얼마나 가까운지, 예전 치료가 어떤 상태인지, 뿌리 끝 뼈에 변화가 있는지를 봅니다.
뿌리 끝 주변이 검게 보이는 부분(치근단 투과상)은 염증 때문에 뼈가 녹았다는 뜻이고, 치수가 괴사하여 감염이 뿌리 밖으로 퍼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뿌리를 둘러싼 얇은 검은 선(치주인대강)이 넓어진 것은 초기 염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엑스레이가 정상이라고 해서 염증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뼈 속 깊은 곳에서만 진행된 초기 병소는 바깥쪽 뼈(피질골)까지 영향을 주기 전까지 일반 방사선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Bender & Seltzer, 1961). 그래서 증상은 분명한데 사진은 깨끗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통증은 없는데 사진에서 우연히 병소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치근단 방사선 사진과 CBCT의 차이
구분 | 치근단 방사선 사진 | CBCT(치과용 3차원 CT) |
|---|---|---|
형태 | 2차원 평면 | 3차원 입체 |
장점 | 간편하고 방사선량이 적음 | 겹쳐 보이는 구조를 분리해서 볼 수 있음 |
한계 | 뿌리·뼈가 겹쳐 작은 병소를 놓칠 수 있음 | 방사선량이 더 많아 꼭 필요할 때만 촬영 |
주로 쓰는 경우 | 기본 진단, 치료 중·후 확인 | 증상과 사진이 맞지 않을 때, 숨은 뿌리관·뿌리 파절·복잡한 해부 구조 확인 |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어떤 진단이 나오나요?
검사 결과를 모아 보면 신경 상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검사 결과 | 신경 상태 | 치료 방향 |
|---|---|---|
차가운 자극에 시리지만 금방 사라짐 | 신경이 회복될 수 있음 | 충치·충전물을 치료하고 신경은 보존 |
시린 느낌이 오래 남음 | 신경 회복이 어려움 | 근관치료 |
냉검사·전기검사 모두 반응 없음 | 신경이 죽었을 가능성 | 근관치료 |
여기에 두드렸을 때 아프거나 엑스레이에서 뿌리 끝이 검게 보이면, 염증이 뿌리 밖으로 퍼졌다는 뜻입니다. 실제 진단은 증상의 경과, 충치·충전물 상태, 잇몸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서 내립니다.
검사 결과가 애매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검사 결과가 실제 신경 상태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서둘러 신경치료를 결정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다시 검사합니다.
외상을 입은 지 얼마 안 된 치아: 부딪힌 직후에는 신경이 일시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고,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반응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반응 여부와 함께 치아 색 변화, 방사선 사진의 변화를 함께 추적합니다.
뿌리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치아: 전기검사 반응이 약하거나 없을 수 있어, 냉검사와 방사선 소견에 더 무게를 둡니다.
크라운을 씌운 치아, 큰 충전물이 있는 치아: 자극이 신경까지 잘 전달되지 않아 반응이 없게 나올 수 있습니다.
신경관이 좁아지거나 막힌(석회화된) 치아: 나이가 들거나 오래전에 외상을 입은 치아는 신경이 살아 있어도 반응이 둔할 수 있습니다.
통증 위치가 불분명할 때: 위아래 치아나 옆 치아로 통증이 퍼져 느껴질 수 있습니다(연관통). 이때는 여러 치아를 비교 검사하고, 필요하면 마취를 이용해 원인 치아를 좁혀 나갑니다.
검사 결과가 애매할 때 서둘러 신경치료를 하면, 살릴 수 있었던 신경을 제거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오래 미루면 염증이 뿌리 끝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다시 검사할지, 어떤 증상이 생기면 바로 내원해야 하는지를 함께 안내해 드립니다. 밤에 잠을 깨울 정도의 통증이나 얼굴 부기가 생기면 당일 내원이 필요합니다([치과 응급 상황의 구분: 당일 내원이 필요한 증상] 참고).
자주 묻는 질문
Q1. 냉검사에서 시린 느낌이 오래 남으면 무조건 신경치료를 해야 하나요? 솜을 뗀 뒤에도 통증이 한동안 남는 것은 비가역성 치수염을 시사하는 중요한 소견입니다. 다만 평소 증상, 다른 검사 결과, 방사선 소견을 함께 확인한 뒤 최종 판단합니다.
Q2. 냉검사에 아무 반응이 없으면 신경이 죽은 건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크라운을 씌운 치아, 석회화된 치아, 외상 직후 치아는 신경이 살아 있어도 반응하지 않을 수 있어 전기검사와 방사선 검사로 함께 확인합니다.
Q3. 엑스레이에서 이상이 없다는데 왜 계속 아픈가요? 초기 염증은 일반 방사선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상과 사진이 맞지 않으면 냉검사·타진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CBCT로 추가 확인합니다.
Q4. 전기검사는 아프거나 위험한가요? 약한 전류를 조금씩 올리다가 찌릿한 느낌이 들 때 바로 멈추므로 통증은 짧습니다. 다만 심장박동기 등 의료기기를 사용 중이라면 검사 전에 꼭 알려 주세요.
Q5. 두드렸을 때 아프면 신경이 죽은 건가요? 타진 통증은 신경이 아니라 뿌리 끝 조직의 염증을 뜻합니다. 신경이 살아 있는 비가역성 치수염 단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교합이나 잇몸 문제로 생기기도 하므로 다른 검사와 함께 판단합니다.
글쓴이 | 김민 대표원장 마곡베스트치과 대표원장,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검색하지 마세요, 치과의사에게 물어보세요』 저자
이가 시리거나 씹을 때 아파서 신경치료가 필요한지 궁금하시다면, 마곡나루역 인근 마곡베스트치과에서 검사 결과를 하나하나 보여 드리며 설명해 드립니다. 월·목요일은 오후 8시 30분까지 야간진료, 토요일은 오후 2시 30분까지 진료합니다.
참고문헌
American Association of Endodontists. Glossary of Endodontic Terms. AAE.
Bender IB, Seltzer S. Roentgenographic and direct observation of experimental lesions in bone. J Am Dent Assoc. 1961;62:152–160.
Mainkar A, Kim SG. Diagnostic accuracy of 5 dental pulp tes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Endod. 2018;44(5):694–702.
김민. 『검색하지 마세요, 치과의사에게 물어보세요』. 북트리, 2026.
이 칼럼의 내용을 직접 상담받고 싶은 강서구 주민분은 마곡 치과 안내에서 야간·토요일 진료 일정과 오시는 길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단·치료 효과는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반드시 내원하여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